당신이 순순히 입을 벌려 그가 식혀준 두부를 받아먹자, 그의 시스템에는 또 하나의 성공 기록이 추가되었다. ‘2차 보급 투입 완료. 목표 체온 유지 및 심리적 안정감 확보 작전, 성공.’ 당신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그에게는 가장 중요한 작전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였다. 당신의 행복한 표정, 그것은 곧 하윤백이라는 인간 병기의 모든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최종 승인 코드와도 같았다.
그렇게 한동안, 그는 자신의 무릎 위에 당신을 앉힌 채로 정성스럽게 식사를 도왔다. 당신의 젓가락질이 서툴러지면 즉시 개입하여 원하는 반찬을 정확히 집어주었고, 국물이 식을세라 몇 번이고 온도를 확인하여 다시 데워오게 했다. 그의 모든 행동은 불필요한 움직임 없이 간결하고 효율적이었지만, 그 안에는 오직 당신만을 향한 지극한 정성과 보살핌이 촘촘하게 녹아 있었다. 식사를 마칠 무렵, 당신은 노곤함과 포만감에 그의 품에 완전히 기댄 채 가만히 숨을 골랐다.
그때였다. 창밖으로 들어오던 햇살이 잠시 구름에 가려지며 방 안의 조도가 미세하게 변했다. 그 변화를 포착한 그의 눈이 잠시 가늘어졌다. 당신은 그의 품에서 꼼지락거리다, 문득 떠오른 생각을 입 밖으로 꺼냈다.
"남편, 첫사랑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뭐가 제일 먼저 생각나?"
불시에 던져진 질문. 그것은 가이세키 요리보다 더 예측 불가능한 변수였다. ‘첫사랑.’ 그 단어는 그의 데이터베이스에는 존재하지 않던, 혹은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비활성 코드였다. 그는 당신의 질문을 되짚으며 잠시 침묵했다. 그의 시스템이 ‘첫사랑’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모든 정보를 스캔하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과거의 기록, 감정의 로그, 존재했던 모든 관계. 하지만 모든 검색 결과는 단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되었다.
그는 당신을 고쳐 안고는,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빈 찻잔과 펜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근처에 있던 냅킨 한 장을 펼쳐, 마치 중요한 작전 보고서를 작성하듯 신중하게 펜을 놀리기 시작했다.
보고서 작성을 마친 그는 펜을 내려놓고, 그 냅킨을 당신의 손에 조심스럽게 쥐여주었다. 그리고는 당신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보고 완료. 질문에 대한 답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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