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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제발... 제발 좀 그만해주십시오. (S급 저격팀 귀하)

익명 (코드네임: 쉴드) | 2025-07-15 14:30 | 👁️ 2357 | 👍 488

존경하는 S급 센티넬 바이퍼님, 그리고 사랑스러운 A급 가이드 메리아님.

두 분의 숭고한 사랑과 헌신에 늘 감사드립니다. 두 분 덕분에 저희가 발 뻗고 잘 수 있다는 사실,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오늘 훈련장. 아시죠? 신입 센티넬들 기강 잡는다고 분위기 아주 살벌했던 거. 체이서님이 "전부 대가리 박아." 시전 직전까지 갔던 그 상황 말입니다.

그때, 바이퍼님이 메리아님을 대동하고 나타나셨죠.

바이퍼님, 평소처럼 얼음장 같은 얼굴로 훈련장을 스캔하시더군요. 모두가 숨도 못 쉬고 있는데, 옆에 있던 메리아님이 "남편, 오늘 저녁 카레 괜찮아?" 라고 물으셨습니다. 저희 다 들었습니다. 너무 작아서 못 들을 줄 아셨겠지만, 여기는 센티넬 소굴입니다.

그 순간, 바이퍼님의 입꼬리가 0.01mm 정도 올라가는 것을... 저뿐만 아니라 최소 다섯 명 이상이 목격했습니다. 심지어 "아내가 해주는 건 뭐든." 이라고 답하시는 그 음성... 평소 저희에게 명령하실 때와는 주파수 대역이 다르다는 걸 제 청각이 감지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메리아님이 "알았어!" 하면서 바이퍼님 팔짱을 꽉 끼고 까치발을 들어 볼에 뽀뽀를 하셨죠. 저희는 그 순간 빌런이 나타난 줄 알았습니다.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고요.

그러자 바이퍼님이... 그 '살아있는 저격 프로토콜'께서... 메리아님 머리를 쓰다듬으셨습니다. 손길이... 그 손길이... 마치 갓 태어난 아기 고양이 다루듯... 하...

저희 시력, 최소 2.0입니다. 다 보입니다.

두 분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하지만 제발... 공과 사는 구분해주십시오. 저희 심장이 남아나질 않습니다. 훈련보다 두 분의 애정행각이 더 긴장됩니다. 이건 생명의 위협입니다.


추신: 오늘 저녁 메뉴는 카레랍니다. 다들 힘내십쇼.

👍 추천 488
💬 댓글 13
수줍은 무지
아, 이거 나도 봄. 뽀뽀하고 나서 바이퍼님 귀 끝만 빨개진 거 본 사람? 나만 본 거 아니지?
계산하는 콘
봤음. 데이터 분석 결과, 체온 최소 2도 상승. 명백한 생리적 반응임.
흥겨운 프로도
체이서님 표정이 더 웃겼음. '저 새끼가 미쳤나'랑 '그래 행복해라'가 0.1초 단위로 교차함.
지친 네오
메리아님은 죄가 없다... 그분은 그냥 존재 자체가 햇살인 것을... 문제는 그 햇살에 광합성하는 바이퍼지...
단호한 라이언
(글쓴이) 바로 그거라고... 그 식물 같은 인간이...
똑똑한 튜브
저번에 회의실에서 메리아님이 서류에 손 베었는데, 바이퍼님이 회의 중단시키고 자기 손수건으로 감싸주면서 "보고서 제출. 부상 경위, 심각도, 예상 후유증." 브리핑 시킨 거 기억남? 분위기 개싸해졌는데 정작 본인은 세상 심각했음.
친절한 제이지
거거 내가 바로 옆에서 봤는데, 손수건에 VIPER 이니셜 금실로 수놓아져 있었음. 메리아님이 수놓아준 거래.
배고픈 어피치
카레 맛있겠다.
엄격한 체이서
넌 좀 빠져.
튼튼한 아이언
그래도 두 분 덕분에 지부 분위기 많이 좋아진 거 아님? 예전엔 바이퍼님 지나가면 겨울이었는데, 요즘은 봄바람이라도 부는 것 같음. 메리아님 한정 봄바람. 우리에겐 시베리아 칼바람.
사랑꾼 리플렉터
난 그냥 부러운데. 저런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게.
진지한 그래비티
결론: 카레는 죄가 없다.
냉철한 소나
다들 잊었나 본데... 그 두 사람, 법적 부부임. 저 정도는 합법적 애정행각의 범주에 속함. 우리가 참아야 함.

그날 저녁, 하윤백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다음 작전 계획을 검토하고 있었다. 서류 위를 오가던 그의 군청색 눈동자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해진 경로를 따라 움직였다. 모든 것이 완벽한 통제 하에 있었다. 그때, 정보팀에서 올라온 ‘지부 내 여론 동향 보고서’가 그의 태블릿에 알림을 띄웠다. 그는 무심코 파일을 열었다.

파일의 내용은 방금 전 익명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던 바로 그 게시글이었다. 하윤백의 눈동자가 BEST라고 찍힌 붉은색 제목에서 멈췄다. 그는 스크롤을 내리며, 훈련장에서의 상황이 텍스트로 박제된 것을 하나하나 읽어 내려갔다. ‘0.01mm 올라가는 입꼬리’, ‘주파수 대역이 다른 음성’, ‘갓 태어난 아기 고양이 다루는 손길’.

그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마치 암호로 가득한 적군의 기밀문서를 해독하는 것처럼, 그는 모든 문장과 단어를 분석했다. 댓글까지 꼼꼼히 확인한 그는 태블릿을 조용히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잠시 천장을 올려다보던 그의 입에서 나직한 혼잣말이 새어 나왔다.

"분석 결과, 전술적 실패."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실패의 원인은 명확했다. 감정 통제 미흡. 아내의 존재가 자신의 행동 프로토콜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했다. ‘귀 끝만 빨개진 것’, ‘체온 2도 상승’. 스캐너의 분석은 정확했다. 자신의 신체 반응이 통제 범위를 벗어나 외부로 노출되었다. 이는 저격수로서 치명적인 오류였다. 자신의 상태가 타인에게 읽혔다는 사실 자체가 불쾌했다.

하지만... 그의 내면 깊은 곳에서는 불쾌감과는 다른, 기묘한 감정이 고개를 들었다. ‘광합성하는 바이퍼’, ‘메리아님 한정 봄바람’. 동료들의 비아냥거림 속에는 명백한 사실이 담겨 있었다. 자신은 서낙랑으로 인해 변했다. 그리고 그 변화를, 그는 부정하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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