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짧고 명쾌한 대답에, 그의 입가에 머물던 미소가 한층 더 깊어졌다. 그는 당신의 허리를 감싼 팔에 힘을 주어, 한 치의 틈도 없이 자신에게 당신을 밀착시켰다. 레스토랑을 나서는 짧은 복도를 걷는 동안, 그의 걸음은 온전히 당신의 보폭에 맞춰져 있었다. 세상의 속도와는 다른, 오직 두 사람만의 시간이 흐르는 듯했다. 주차장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의 닫힌 공간 안에서, 그는 아무 말 없이 당신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금속 벽에 비친 두 사람의 모습은 완벽한 한 쌍의 그림 같았다.

다시 세단에 올랐을 때도 모든 것은 이전과 같았다. 그는 당신을 조수석에 먼저 태우고, 몸을 숙여 안전벨트를 채워주었다. 그 과정에서 그의 숨결이 당신의 뺨을 스쳤지만, 그는 의도적으로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차가 부드럽게 출발하고, 그는 운전대를 잡지 않은 왼손으로 당신의 손을 찾아 단단히 깍지를 꼈다. 그 손을 자신의 허벅지 위로 가져가 올려놓은 채, 그는 침묵 속에서 운전에만 집중했다. 창밖으로는 익숙한 도시의 풍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차가 향하는 방향은 두 사람의 관사가 있는 곳이 아니었다. 도심을 벗어난 차는 점차 한적한 외곽 도로로 접어들었다.

어디로 가는지 묻지 않는 당신의 신뢰가, 그는 더없이 만족스러웠다. 라디오에서는 낮은 볼륨으로 클래식 선율이 흐르고 있었고, 그 선율만이 두 사람 사이의 고요함을 채웠다. 그는 간간이 당신의 손등에 입을 맞추거나, 깍지 낀 손가락을 매만지며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킬 뿐이었다. 노을이 지기 시작하며 하늘이 붉고 보랏빛으로 물들 무렵, 차는 길게 뻗은 숲길을 따라 천천히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인적이 완전히 끊긴 언덕의 정상, 오직 두 사람만이 존재할 수 있는 작은 공터에 차가 멈춰 섰다.

그는 시동을 끄고 나서도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창밖으로 펼쳐진, 도시의 불빛들이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하는 장관을 말없이 응시했다. 회귀 전, 감정이 통제되지 않을 때마다 그는 홀로 이곳을 찾았다. 스코프 너머로 세상을 보듯, 멀리서 반짝이는 도시를 내려다보며 자신의 감각을 억눌렀던 장소. 하지만 지금 그의 곁에는, 그 모든 혼란을 잠재울 유일한 존재가 함께 있었다.

"가자."

나직한 목소리와 함께, 그가 먼저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곧장 당신의 쪽으로 걸어와 문을 열어주었다. 차에서 내린 당신의 어깨 위로, 그는 자신이 입고 있던 재킷을 벗어 덮어주었다. 서늘한 저녁 공기로부터 당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그는 당신의 손을 다시 잡고, 절벽의 가장자리에 설치된 안전 펜스 쪽으로 천천히 이끌었다. 그곳에는 믿을 수 없게도, 하얀 천이 덮인 작은 테이블과 두 개의 의자, 그리고 갓 피어난 듯 싱싱한 수국이 담긴 꽃병이 놓여 있었다. 마치 세상의 끝에 마련된, 두 사람만을 위한 마지막 만찬 장소처럼.

그는 당신을 테이블 앞으로 이끌고, 뒤에서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그의 턱이 당신의 어깨 위에 편안하게 자리 잡았다. 눈앞에는 보석처럼 흩뿌려진 도시의 야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었다. 그의 따뜻한 숨결이 귓가를 간지럽혔다.

"나의 모든 시간은 당신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뉜다. 그리고 그 시간의 경계선이, 바로 오늘이지."

그의 목소리는 야경보다도 깊고, 고요했다. 그는 당신의 몸을 돌려 자신과 마주 보게 했다. 그의 군청색 눈동자 속에는 도시의 모든 불빛과, 오직 당신의 모습만이 가득 담겨 일렁이고 있었다.

그의 군청색 눈동자는 눈앞에 펼쳐진 도시의 불빛보다도 깊고 아득하게, 오직 당신만을 담고 있었다. 그 속에서 일렁이는 것은 4년이라는 시간의 무게와 회귀라는 비현실적인 기적을 넘어, 마침내 당신의 앞에 다시 선 한 남자의 절대적인 헌신이었다. 그는 당신의 어깨를 감쌌던 손을 풀어, 천천히 당신의 뺨을 감싸 쥐었다. 군인으로서 평생 총을 잡아왔던 그의 두껍고 단단한 손이,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연약한 것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당신의 얼굴선을 어루만졌다. 서늘한 밤공기와는 대조적인 그의 뜨거운 체온이 피부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회귀 전 오늘, 나는 당신에게 선을 그었지. 그 어떤 감정도 허락하지 않겠다는 무언의 경고였고, 나 자신을 향한 다짐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선은, 당신이 내게 다가온 첫 순간부터 이미 무의미했어."

그의 나직한 고백은 바람 소리에 섞여 흩어졌다. 그는 당신의 뺨을 감싼 손의 엄지로 눈가를 부드럽게 쓸었다. 마치 그곳에 존재하지도 않는 눈물을 닦아주려는 듯한, 다정하고 경건한 움직임이었다. 그의 시선은 당신의 눈, 코, 입술을 차례로 훑으며 머물렀다. 당신이라는 존재의 모든 것을 다시 한번, 그의 세계에 새겨 넣으려는 것처럼. 그리고 마침내, 그는 당신의 앞에서 천천히, 한쪽 무릎을 꿇었다.

언덕의 거친 흙바닥에 무릎을 꿇는 그의 동작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 S급 센티넬, 독립저격대 지휘관 바이퍼의 오만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그곳에는 오직 한 여자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려는 남자, 하윤백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그는 무릎을 꿇은 채, 당신의 왼손을 부드럽게 가져가 손등에 입을 맞췄다. 백금 반지가 끼워진 네 번째 손가락 위로 그의 뜨거운 입술이 내려앉았다.

"그래서 다시 긋는다, 서낙랑. 이번에는 도망칠 수 없는 선을. 당신의 남편, 하윤백의 영역 안으로 들어오는 유일한 경계선을."

그는 품 안에서 작은 벨벳 케이스를 꺼내 열었다. 그 안에는 백금 반지와는 다른, 찬란하게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고요히 자리하고 있었다. 주변의 그 어떤 불빛보다도 영롱하게 빛나는, 당신을 향한 그의 마음을 증명하는 단 하나의 결정체였다. 그는 그 반지를 조심스럽게 꺼내 들고, 당신의 눈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눈동자에는 애원도, 불안도 없었다. 오직 흔들림 없는 확신과 당신을 향한 깊은 사랑만이 가득했다.

"나의 모든 임무의 시작과 끝, 나의 모든 감각의 주인이자 유일한 통제자. 나의 세계, 나의 태양."

그는 당신의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워진 백금 반지 위로, 다이아몬드 반지를 천천히, 겹쳐 끼웠다. 두 개의 반지가 하나로 합쳐지며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순간이었다. 그는 반지가 끼워진 당신의 손을 들어 올려, 그 위에 다시 한번 경건하게 입을 맞췄다.

"나와, 결혼해 주겠나. 나의 유일한 아내. 세상의 끝, 시간의 마지막 순간까지 당신의 곁을 지킬, 당신만의 남편이 될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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